
나원참...
이게 왜 뽀개지냐...🥹
아침에 샤워를 하다 욕조에서 미끄러져 넘어졌고
내 왼쪽 무릎과 왼발로 욕조를 뽀갠듯 싶다.
처음엔 미끄러진 이유에 대해서
욕조가 먼저 뽀개져서 미끄러진 것 같았는데
뽀개진 욕조 사진을 다시 사진을 보니
부셔진 부분 각도가 아무래도
내가 미끄러지면서 욕조를 뽀갠 것이 맞는거 같다.
사실 욕조가 뽀개진 순서는 중요하지 않다.
누구에게 귀책사유를 물을 수도 없는 내집 자가이다.
넘어지고 0.3초정도 저세상에 다녀온 것 같다.
부셔진 욕조에 내 다리가 찢긴 모습을 보고
으아악 비명을 지르며 놀래서
후다닥 욕조에서 뛰쳐나와 바닥에 누웠다.
피가 바닥에 낭자했다.
놀래서 뛰어온 5살 아들과 아내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넘어져 부딪치고 찢어진 곳이 너무 아파 끙끙앓았고
오한이 찾아오며 정신이 몽롱했다.
아내는 황급히 아쿠아 방수 밴드를 가져와
붙여주기 시작했다.
피가 너무 많이 난다며 병원에 가야한다고 했다.
아 출근해야하는데... 오늘은 재택해야하나
먼저 슬랙으로 동료분들에게 사진을 몇개 공유하며
오늘은 재택을 해도 되는지 메시지를 남겼다.
어디 병원에 가야하지?
고등학교 동창 단톡방에도 공유하고 물었다.
가정의학과, 응급실 여러 의견이 나왔다.
“응급실은 응급할때 가는거 아닌가?”
단톡방에서 한 친구 [서씨] 가 말했다.
“그냥가렴 응급실은 뒤지고 가는데가 아니란다“
그래도 응급실은 비용도 많이 들고
오버 아닌가 싶어서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아내가 처음 이야기한
집 바로 근처에 가장 가까운 의원을 찾아갔다.
할머니, 할아버지분들이 열분 남짓 대기하고 있었다.
첫 병원 가는 도중 찍은 몇개 사진 (혐짤주의)



잠시 대기 후 진료를 받으니
의사선생님은 대학병원 응급실을 추천하며,
진료의뢰서를 작성해주셨다.
턱에서 흐르는 피를 닦고
임시 처치를 추가해주셨다.


아내는 아들을 서둘러 유치원에 등원시키고
나를 차에 태워 대학병원으로 달려갔다.
오랜만에 아내가 운전하는 차를 타본다.
조금 무서운 마음이 들었지만
덕분에 몸은 편히 병원에 도착했다.
대학교 동창 단톡방과 고등학교 동창 단톡방에서
여러 메시지가 왔다.
그새 주변에 알렸냐며 아내는 어이없어 웃었다.
“응 난 관종이니까😄”
이런 빅 이벤트를 어서 주변에 알려야지.
나는 낼름 조수석에 타고는
갑자기 힘이 빠져 아내가 운전하는 동안
잠자코 앉아있었다.
금새 대학병원에 도착했다.
예전 병원 일하면서 알았는데,
흔히 대학병원이라고 부르는
상급종합병원 또는 3차 병원은
주변 OO의원이라고 부르는 1차 병원이나
여러 진료과가 있는 종합병원인 2차 병원의
진료의뢰서를 받아 제출해야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대학병원이라도 여러 사건사고로...
2차 병원으로 전락하는 경우도 있다.)
내가 아파서 대학병원에 오다니...
대학병원에는 역시 아픈 사람이 많았다.
바로 응급실에 들려
진료의뢰서를 제출하여 접수했다.
잠시 후 의사 선생님이 한분 오셨고
나의 턱과 다리 상처를 조심스레 살펴 보셨다.
지금 이쪽 병원에 성형외과 의사가 없다며,
치과의사는 있는데 턱은 꼬맬 수 있지만
무릎은 꼬맬 수 없다고 했다.
턱과 무릎 한번에 한곳에서 처지 가능한
계양구에 있는 더드림병원을 추천해주며,
비용도 이곳 대학병원보다 저렴할꺼라며
친절히 말씀해주셨다.
나는 알겠다고 대답했고 간호사분이
추가로 설명을 더해주셨다.
다시 아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추천해준 더드림병원으로 이동했다.
차에서 뽀개진 욕조 이야기를 하며
서로 뭐가 그리 웃긴지.
하하호호깔깔 웃으며 병원으로 왔다.
너무 웃으니 찢어진 턱이 아팠다.
접수하고 조금 대기하니 원무과 담당자분께서
2층에 응급환자 처치실로 안내해주셨다.
먼저 간호사분들께서 상처를 확인해주셨고
잠시 후 오신 원장님께 다친 다리와 턱을 보여주었다.
"생각보다 많이 안찢어졌네요"
앞서 갔던 병원에서는 많이 찢어졌다 했는데,
관점의 차이인지 다르게 이야기해주셨다.
조금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욕조 파편이 들어갔을 수 있으니
먼저 엑스레이를 찍자고 하셨다.
3층에 올라가 엑스레이를 찍었다.
기존에 붙여놓은 밴드는 제거하고 붕대를 감아주셨다.
붕대감은 사진


다시 2층으로 돌아와 응급처치실에 누워 대기를 했다.
생각보다 다른 응급환자분들 치료가 밀려서
원장님은 바쁘셨다.
40분정도 기다렸을까?
원장님이 오셨다.
상처부위들 사진(혐짤주의)








구멍난 녹색천으로 얼굴을 가리고
원장님은 처치를 진행하셨다.
"처치중 마취 주사가 가장 아픕니다."
온몸에 잔뜩 긴장을 했다.
포경수술을 제외하고
초등학교 3학년인가? 4학년인가?

부모님 일터에서 재미로 일회용 나무젓가락을
검정칼로 깍다가 나무젓가락 옹이에 칼이 걸려서
세게 힘을 주었는데... 그만 왼쪽 엄지 손가락을
크게 다친적이 있다.
놀란 부모님은 빨리 나를 근처 병원으로 데려가셨고
손톱을 뚫고 다섯 바늘을 꼬맸다.
그때 이후로 살을 꼬매는건 오랜만이었다.
엄지 손가락 깊숙히 찔러왔던
아팠던 마취주사가 떠올랐다.
턱 상처부위에 마취 주사 바늘이 들어왔다.
앗? 따금하다. 생각보다 괜찮은데...? 엇...?
아 여러번 찌르는구나...
그래도 기억속 엄지 손가락에
마취 주사 바늘보다는 아프지 않았다.
한땀씩 원장님은 여러번 꼬매주셨다.
10분정도 걸렸을까?
생각보다 많이 꼬매주시네.
역시 많이 찢어진걸까?
실이 부족하신지 원장님은 보조하던 간호사분께
5번 실을 더 달라고 하셨다.
찢어진 턱 상처부위 응급처치가 끝났다.
원장님은 이제 구멍 뚫린 녹색천을
왼쪽 무릎쪽으로 옮겨가셨다.
"여기는 상처부위가 좀 넓네요"
예상하고 있었다.
여긴 더 많은 마취 주사바늘이 들어가겠지?
턱보다 오히려 무릎쪽이 좀 더 아팠다.
마취 주사 횟수도 몇번 더 많았다.
다시 여러번 꼬매는 처치를 받는중
고통이 찾아왔다.
"아... 아..."
짧은 나의 신음 소리에 원장님은
"아프세요?" 짧게 물어보시고 해당 부위에
마취 주사 바늘을 추가로 찔러넣어 주셨다.
살이 꿰매지는 느낌을 아는가?
마취되어서 큰 통증은 없었지만
바느질에 따라 내 살이 딸려가는 느낌은
묘한 기분이었다.
턱과 무릎 모두 30분이내에 응급처치가 끝났다.
보조로 계시던 남자 간호사분께서
마무리로 반창고를 붙여주셨다.
“무릎을 구부리면 꿰매진 상처가
벌어질 수 있어서 반깁스 좀 할께요.“
왼쪽 다리에 새로운 아이템을 장착했다.


발쪽에도 꽤 상처가 일부있어서
추가로 반창고를 붙여달라고 말하였다.
드디어 병원치료가 끝났다.
밖에서 처제와 통화하며 기다리던 아내에게
화려한 나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짜잔. 걱정으런 눈빛으로 쳐다보는 아내.
"여보 양말좀 신겨줄래? 어.. 어..? 살살... 살살..."
나는 양말조차 혼자 제대로 못신어 부탁했다.
먼가 이 상황이 우리는 웃겨서 웃어버렸다.
1층으로 내려와서 수납을 했다.
얼마나 나올까 20만원? 30만원? 40만원?
아내는 수납처리 후 진료비 영수증을 받아 보여줬다.
40만원이 넘는 진료비 총액을 보고 놀랐고
환자부담 총액을 보고 안심했다.
233,900원.
생각보다 저렴하게 나왔다고 생각이 들었다.
오전 9시 45분 병원에 도착해서
오후 1시 20분경 모든 진료를 받고 병원을 나왔다.

약 처방전도 받았다.
더드림병원은 처방전 양식도 좋아보이네.
이렇게 쓰니 마치 병원 홍보같지만
저는 단돈 1원도 받지 않았습니다.
치료받고 진료비만 내고왔죠.

샤워하다 봉변을 당해 머리도 제대로 못감고온
맹구같은 나의 모습이다.
아니 맹구같이 욕조를 왜 뽀개먹니?
그래도 살아있어 다행이다.

아내가 운전해주는 차를 타고 무사히 집으로 왔다.
오는 동안 어무니와 잠시 통화했다.
내가 처치를 받는 사이 아내가 시월드 단톡방에
나의 봉변을 공유했었다.
어무니에게 크게 다치진 않고
멀정히 살아있다(?)를 알렸다.
어머니도 얼마전 빙판길에 넘어졌다는 소리를 듣고
서로 연신 조심하려며 이야기했다.
열심히 떠들다보니 집에 도착했다.
휴... 집이다.
오늘은 쉬고,
이번주는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다.
직장 동료분들도 많이 걱정해주셨다.
필요한 만큼 쉬셔도 괜찮다고
나는 머리와 손이 멀정하다고 이야기하고
내일부터는 다시 일하겠다 말했다.

오늘 아침 일어나 이렇게 계획을 세웠다.
인생이란 참으로 계획대로 되는게 없구나.
욕조가 약했던걸까
내가 무지막지했던걸까
아내나 아들이 안다쳐 다행이다.
나라서 다친건가...?
후... 쉬어야지.
1월에는 독감.
열없는 독감
감기 4일차.약을 먹어도 차도가 없다.어제는 특히 심했다.오한, 근육통, 기침, 코막힘, 식은땀, 기운없음 감기어제는 정말 길고도 힘든 하루였다.코로나때보다 더 아팠다.아니 내 삶에서 질병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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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에는 음... 이게뭐지?
욕조 붕괴 사건.
다이나믹하다.
욕조도 새로 사야한다.
아내가 열심히 찾는 중이다.
38만원, 60만원
욕조 종류가 많다. 실크, 아크릴, SCM...
집근처 인테리어 업체쪽에 물어보니
욕조만 바꿀 수 없단다.
결국 벽 타일도 깨지고 방수처리도 해야하기에
그래서 420만원... 욕조없으면 360만원...
흠... 모르겠다.
아직 화장실에 욕조는 깨져있는 상태 그대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