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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다반사

아들

by 필팔청춘 2025. 1. 24.

사랑하는 나의 아들
곤히 자고 있는 너를 바라보고 있으면
세상 그 무엇도 바라지 않게 된단다.
너의 평안한 안녕만 무한히 바라게 되지.

너의 하얗고 큰 눈망물 때문일까?
아니면 티없이 맑고 투명한 아기 피부 때문일까?
너를 지그시 바라보고 있으면 정말 한눈에 반해 버려서
마음 한 구석이 이상하게 시리도록 아프단다.
천사라는 존재가 바로 내 눈 앞에 있구나
아빠는 정말로 한번도 느껴본적 없는
이런 벅찬 사랑 감정에 가끔 너무 놀란단다.

너를 만나기 전에는 부모가 된다는게
그냥 책임감만 늘어나는 거라 생각했단다.
무한히 아낌없이 줘야하는 존재가 되야하는
그런 과정을 거치는 것이라 생각했단다.
그런데 네가 존재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딱히 무언가를 하지 않고 이렇게 곁에 있는 것만으로
나에게 이렇게 큰 사랑과 위안과 감격을 선물한다는
사실을 정말로 정말로...
아빠는 전혀 몰랐단다.

조금 전 사실 네가 아빠 옆에서 자다가
갑자기 발로 아빠를 차서 잠에서 깼단다.
우리는 동화책을 읽다가 같이 잠이 들었지
다른 사람이 누군가가 이유도 없이 나를 발로 차서
이 새벽에 갑자기 잠에서 깼다면 매우 화가 났을꺼야
그치만 그게 너라서
아빠는 하나도 화가 나지 않는단다.
화는 고사하고 어디 잠자리가 불편한건 아닌지
도리어 걱정을 하게 되는구나

지금 갑자기 일어나 앉길래
아빠는 이불속에서 너의 애착쿠션을 찾아 쥐어줬단다.
다른방에서 자는 엄마에게 가는구나?
너의 존재가 너무 이뻐서 몰래 사진 한장 찍었는데
들켜버린건가

미안.
아빠가 폰을 잃어버려서
예전 폰 XS를 쓰고 있는데
후레쉬가 너무 밝았구나
덕분에 폰을 바꿔야하는 명분 하나가 생겼네.

엄마 옆에서 편히 잘자렴
아빠도 조금 편하게 잘자도록 할게
잘자고 아침에 다시 만나자
사랑하는 나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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